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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7일 CIM 마라톤을 위해서 달리기 대회에 매달 한 개씩 등록을 했는데 오늘이 첫번째 날입니다. 처음이라 5K (약 3마일) 로 신청했는데 지난 화요일에 무리를 했는지 발목이 아팠습니다. 병원에도 가고 어제는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았습니다. 아마도 하기 싫으면 핑게대고 그만 둘 수 있게 몸이 도와 주나 봅니다. 장소는 산마테오 그리고 달리기 대회 이름은 Muffin Run 입니다. 다 마치면 머핀을 주나봐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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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처음 시작인데 완주는 못해도 참가해서 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좀 일찍 갔습니다.

    도착했는데 마침 해가 뜨고 있었어요. 아침 해는 언제 봐도 희망적입니다.

     

    해돋이1.jpg

     

    해돋이2.jpg

     

     

    가보니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옷에 붙일 번호표를 고르라고 해서 제일 위에 있는 것을 골랐더니 100번입니다. 아마도 순서가 거꾸로 되어 있었나봐요. 좋은 번호라 여겨져서 가려고 하니 담당하시는 분이 제일 밑에거 001번을 빼서 주시며 이걸로 하라고 하시네요. 100번도 거꾸로 돌리면 001이라고 했더니 그래도 이걸 붙이고 달리고 행운의 001이니 다른 대회에 갈때도 이걸 붙이고 달리라고 하셔서 네 하고 받아서 붙였습니다.

     

    준비.JPG

     

     

    여기는 달리기 시작시간이 7:30, 8:00, 8:30 이렇게 3개가 있는데 저는 7:15에 도착에서 번호표 붙이고 있으니 다리가 아주 단단하게 생긴 분이 오십니다. 담당자 분께서 저에게 귀뜸해 주십니다. 저 사람은 Half 달리는 사람이니 절대로 따라하지 말라고요. 아 그렇구나 했습니다. 오늘은 그렇지만 그분의 다리 알통은 언젠가 꼭 따라하고 싶네요 ㅎㅎㅎ

     

    달리기를 시작하는 곳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담당자께서 왜 안 뛰냐고 하십니다. 7:30에 시작하지 않냐고 하니 그냥 먼저 뛰라고 합니다. 아마도 제가 초보자로 보이니 너무 서두르지 않도록 먼저 출발해도 된다고 하신것 같아요. 안 그래도 발목이 아프니 잘 됬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5K 이니 정해진 코스를 두 바퀴 돌면 된다고 하십니다. 5K 면 3마일이고 두 바퀴이니 한 바퀴에 1.5 마일 그러면 0.75 마일 또는 약 0.8마일에 반환점이 있겠구나 하고 물어 보니 가다보면 “Turnaround” 싸인판이 보일 거라고 하네요. 알았다고 하고 10분이나 빨리 7:20 에 출발했습니다.

     

    혼자 달리니 재미도 덜 있고 무엇보다도 길을 잘 못 들었나 봐요. 주차장 같은 곳이 나와서 좀 헤메다가 돌아 나왔습니다. 다시 제 길에 들어서서 달리고 있는데 시계가 1마일을 알려 옵니다. 아니 0.8마일쯤에서 돌아가야 하는데 “Turnaround” 싸인이 없습니다. 아까 길을 잘 못가서 더 달렸으니 조금만 더 가보자 하고 가는데 앞에서 “Turnaround” 싸인을 들고 걸어가는 사람이 보입니다. 오! 마이 갓!! 아직 싸인을 설치하지도 않았네요!!! 무슨 이런 머핀같은 달리기 대회가!!!!!

     

    아무튼 그 분을 붙잡고 물어 보니 좀 더 가서 설치하겠다고 하시며 함께 뛰자고 합니다. 제가 싸인판 들고 그분은 꼬깔콘 처럼 생긴거 두개 들고 함께 달렸습니다. 잠시후에 여기다 하시며 멈춰서 먼저 제 사진을 찍어 주시고 싸인을 설치했습니다. 여긴 아무리 봐도 0.8마일보다 먼거리 약 1마일 지점입니다. 설명을 해 보았지만 막무가내라서 얼른 돌아가서 담당자에게 일러야 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엄청난 일을 얼른 알리려고 싸인판 도우미님을 두고 부지런히 달려서 돌아 왔습니다. 아직 시작도 안 한것 같은데 벌써 2마일 달렸습니다 :)

     

    싸인판.jpg

     

     

    돌아와서 담당자님꼐 말씀드리니 얼른 뛰어가서 싸인판을 옮기라고 하십니다. 다른 사람들이 알기 전에요. 알았다고 하고 다시 부지런히 달렸습니다. 오! 마이 갓!! 싸인판 있는 곳에 가보니 도우미님이 없어요!!! 어떻게 할까하다가 싸인판을 옮기려고 할때 저 먼발치에서 아까 그 Half 달리신다는 분이 뛰어 오시는게 보입니다. 그 뒤로 먼발치에 다른 분들도 잔뜩 몰려 오고요. 아! 늦었구나 생각됬습니다. 이 싸인판을 옮기는 것을 저분들이 본다면 엄청난 혼란을 일으킬게 분명합니다. 여러모로 볼때 그냥 두는것이 제일입니다. 저는 이미 5K (3마일)을 마쳤지만 이 소식을 전하러 다시 부리나케 달렸습니다.

     

    돌아 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싸인판을 옮기지 않는게 더 낫겠다. 옮기자고 결정이 나면 싸인판 도우미님 입장 곤란해지고 참가자들도 혼란에 빠지고 주최측도 할 말 없고 아무튼 오늘 대회는 초토화가 될게 너무 뻔합니다. 그래서 싸인판 거리를 늘린 것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여기니 또 나름 장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계로 거리를 재면서 달리고 아닌 사람들도 좀 더 달린게 뭐가 문제가 되겠어요. (욕좀 먹고 이익을 주는) 주최측의 헌신이자 배려이지요 ㅎㅎㅎ

     

    다시 1마일 (총 4마일)을 달려서 돌아 와보니 담당자와 싸인도우미가 심각하게 논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얼른 제가 나서서 말씀드렸어요. 싸인판에 가 보니 사람들이 더 좋아 하더라고요. 0.75마일 더하기 하려면 헤깔리는데 1마일로 하니 더 쉽다고요. 주최측이 마지막에 잘 바꿨다고 다들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3마일만 겨우 뛰려고 왔는데 (1) 얼떨결에 4마일을 뛰어서 5K 잘 마치고 나서 더 뛴 초과달성자가 되었고 (2) 가서 싸인판을 옮기라고 하면 또 뛰어갔다 올거니 자동으로 6마일 (10K) 뛰게 되고 (3) 소식전하러 왔다갔다 뛰다보니 힘든거 하나도 모르게 다녔네요 ㅎ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담당자님과 도우미님도 다시 화해모드가 되었고요 :)

     

    담당자와도우미.jpg

     

    실감나게 썼더니 긴 이야기가 되었네요. 이제 정리합니다.

    (1) 지난 화요일에 발목을 다쳐서 이게 뭔가 했는데 병원도 가고 한의원도 가서 (못 만났을) 의사도 만나고 간호사도 만나고 한의사도 만나서 하하호호 재밌었네요. 특히 예일한의원 원장님은 완전 영화배우입니다. 안 아파도 꼭 가보세요 :)

    (2) 발목이 불편해서 빨리 출발하라는 말을 듣고 달렸는데 돌아 오는 싸인판을 설치하는 것도 돕게 됬고 도우미님 입장 난처하게 되지 않게 되서 도우미 분과도 좀 아는 사이가 됬습니다. 사진도 찍어서 보내 주셨고요 :)

    (3) 발목이 아파서 5K 나 제대로 뛸까 했는데 왠걸요. 소식 전하느라 달리다 보니 5K 를 훌쩍 넘어서 총 4마일을 가뿐히 달렸습니다. 나중에 시계를 보니, 그런 얘기들을 다 하고 왔다 갔다 하고 사진도 찍고 했는데도 5K 마친 시간이 약 25분입니다. 시간당 약 7마일의 속도입니다!!

     

    시계.jpg

     

     

    아무튼 아침에 재미있는 일들로 안 그래도 즐거운 하루가 더욱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별로인 일처럼 보이는 일들도 결국에는 즐겁고 유익한 일들로 연결되는 경험을 했네요. 아! 이런거구나 하고 배웁니다. 일어나는 일들은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니구나. 뭔가 유익하게 연결되면 좋은 일이 되는 거구나 하고요. 그리고 일어난 일을 유익하게 연결을 시키고 아니고는 바로 나의 선택이고 내가 하는거구나 하고요.

     

     

    전에 어디서 듣고 적어 놓은 이 귀한 이 말씀으로 오늘 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다 좋은 일임을 아는 사람을 괴롭힐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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