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계수나무님은 수요일부터 출근 하는 스케줄입니다.
그래서 월요일에 산행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마눌이 지난주 토요일에 일을 했었기 때문에 오늘(수요일)은 쉰답니다.
(늘 그렇듯이...) 출근하기 전까지 닭들에게 모이를 주라는 특명(?)을 오늘 아침의 task 로 받았지요.
모이를 주다보니 지난 여름에 병아리를 사서 얼마전에 큰 울타리에 합류시킨 한마리가 보이질 않습니다.
여기저기 뒤지다 보니 저~~기 구석에 볏집 사이에서 숨어 있더군요.
잘못 빠졌나 싶어서 꺼내주고 모이통을 채워주고 나와서 밖에서 가만히 살펴보니,
기존에 우리안에 있었던 4마리가 새로 꺼내 놓은 한마리를 마구 공격하는겁니다.
화딱지가 나서리... 다시 들어가서 4마리를 두들겨 팼습니다.
.
그.
러.
나.
.
다시 밖으로 나와 울타리 밖에서 살펴보니, 두드려 맞은 넘들은 왜 맞았는지도 모르고 다시 new one 을 공격하고,
공격당하는 넘은 자신이 왜 구원(?) 받았는지도 모르고 또다시 원래 숨어있던 장소로 도망치더군요.
.
.
그 순간에 제가 속해 있는 인간 무리들과 하나님 그리고 제가 속해 있는 인간들 속에서의 기득권 이라는 무리가 떠 오릅니다.
뚜드려 맞아도 내가 무었을 잘못하는지도 깨닿지 못하는 나 자신.
자신이 왜 공격을 당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숨는 또 하나의 나 자신.
.
.
소위 [닭 대가리] 라고 표현되는 무지의 그룹속에
나 자신도 똑같이 투영되는 닭장 속에서의 사건을 보면서...
또 일주일... 40 시간을 아무 생각없이 회사일에 매진 해야 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출근하기 전에 지난 월요일의 산행 시간들에 가졌던 휴식의 시간들이 고마운 마음으로 다가 오네요.
산속에서의 휴식 시간이 없으면 어떻게 일주일을 지낼까...
어렸을때 병아리를 20 마리정도 키웠었는데 어느날 닭장문을 여니
밤사이에 짐승이 들어왔는지, 병아리를 몽땅 다 죽였는데 그중 한놈만 간신히 목숨이 살아 있더군요.
한놈빼고 다 먹지도 않을꺼면서 왜 몽땅 죽여버리는 살생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지, 야생동물들의 세계,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었죠.
어떤 프로그램을 봤는데, 닭이 최면에도 잘 걸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