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생각하며
아직 초가삼간 자그마한 집에 살고 있다.
30년 넘게 이 집에 사는 것이 신통하기도 하다.
남들은 뛰고 또 뛰어서 늘려 가지만 주변머리 없이 한 곳에만 살아온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큰 녀석 네 살 때인 이 집에 왔을 때, 아파트에 살던 녀석이 두 팔을 벌리고 이방 저 방을 소리 지르며 뛰놀던 때가 엊그제였는데...
그제는 산행을 갔다 오니 'water heater'가 고장이 나서 카펫이 젖었다.
조용한 집안에 타올 덮인 카펫 밟기에 정성을 다했다. 우째 이런 일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지,
그것이 삶의 일부라도 젊지 않은 나이에 버거운 일로 다가온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알아서 척척 고치기도 하고 갈아 치우지만, 그런 은혜는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았으니 순응하고 살아야 한다.
사람마다 똑같은 성품을 갖지 않고 태어난 신비스러움을 새삼 느낀다.
신은 아무리 쌍둥이라도 성격은 다르게 만드셨으니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고 보니 70억이 넘는 지구 상의 사람 중에 같지 않은 외모와 성품이 다른 것이 놀랄만한 일이고 얼마나 좋은 일인가?
모든 사람의 품성이 같다면, 서로 간의 배움이 없는 단조롭고, 융통성 없는 생활이 될 것이다.
오늘은 '워러히러'통도 떼어가고 며칠 동안 차가운 물과 친구로 지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구차한 일에서 자유로운 '시니어' 아파트로 옮겨서 편하게 사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한데, 아직 정리가 안 된다.
세상에서 제일 편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무엇일까?
내 마음을 편하게 잘 쓰고 사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은 재산이나 지위, 사랑 등을 가지고 욕심과 집착으로 지켜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한시라도 잃어버릴까 노심초사하고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보내고 있다.
인생의 큰 행복은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라는데 온갖 불안과 욕심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나의 마음을 정화 시킬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맑고, 향기롭고 평화로운 삶으로 살아가면 더없이 좋겠다.
오랜만에 찬물로 세수하니 정신이 번쩍 든다. 이것도 좀처럼 느껴볼 수 없는 일인데 그다지 나쁘지 않다.
옛날 옛적에 '대야'에 찬물을 받아 놓고 쭈그리고 앉아서 씻어대던 느낌이 살아난다.
좋다고 생각하면 좋을 수도 있는 것을 늘 따스한 물로 씻어온 습관이 한편으로만 생각하는 외고집을 갖게 하는지 모르겠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가지만, 마음이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심심하고 마음이 허무할 때는 문화를 찾아 여행을 떠나면 되지만 살아오며 싸인 답답한 가슴은 어디서 풀어야 하는가?
그래서 사람들은 종교를 갖고, 친구와 이성을 만나며 모임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얻을 것은 있겠지만, 잃을 것이 없는 나의 위치에서,
정제되고 순화된 마음으로 편한 나날이 이어졌으면 하고 소원해 본다.
무심님, 앞으로는 마음이 아파도 산에, 심심할때도 산에, 허무할때도 산에,
답답한 가슴을 풀데도 시에라 산악회의 동료들과 산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토요일에는...
일요일에는 각자가 알아서...아멘, 관세움보살, 살룸 등등..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