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에*
흔히 사람들은 꿈을 꾸면 잠을 설쳤다거나 혹은 꿈으로 인해서 그날의 운(運) 혹은 재수를 가늠하려 한다.
가령 좋지 않은 일이나 좋은 일도 전날의 꿈으로 치부하게 된다.
인간은 매일 같이 꿈꾸는 생물로 꿈을 꿨다고 해서 숙면을 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다.
사람이 하룻밤에 꾸는 꿈의 평균 횟수는 4회 이상이라고 합니다. 실은 많은 사람이 꿈을 기억하지 못할 뿐입니다.
꿈을 기억한다면 그만큼 더 푹 잤다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그날은 내가 좋아하는 'Henry Cowell'로 산행을 다녀왔다.
늘 모이는 좁은 주차장보다는 주위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출발하니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물이 반갑게 맞이한다.
이곳에 오면 맑게 흐르는 물과, 우람찬 나무, 적당하게 오르게 되는 산길이 싫증을 느끼지 않아서 좋다.
얼마 전에 내린 비와 바람으로 인해서 많은 나무가 넘어지고 잔챙이 가지들로 인해서 오르기가 힘들어진다.
그로 인해 늘 다니는 트레일도 돌아가야 하는 부담이 되어 Big Ben을 일마일 가량 남기고 돌아왔다.
거의 끝날 때까지 이끌어 주던 반갑던 개울물 소리가 나중에는 점점 시끄럽게 느껴지니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고 느끼며 차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맥 다방에서 아이스크림콘이나 먹고 가려고 들렀다.
어찌 오늘따라 기계가 고장이 나서 허탕 치고 돌아오는 길에 집 부근에서 기어이 달콤함을 맛보고 집으로 왔다.
열 시쯤 되어 자리에 누웠다. 오늘 산행에서 Big Ben Tree를 만나지 못하고 온 것이 섭섭했지만,
다음 기회를 남겨 둔다는 것도 의미 있는 생활이란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쪽방촌'이라는 말과 함께 둔탁한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떨어졌다. 머리 위쪽 정수리 부분이 아파져 온다. 손을 대니 피가 묻어있다.
똑바로 누워 자는 습관이 아니라 옆으로 자다가 Lamp 놓는 조그만 탁자 모서리에 부딪히며 떨어진 것이다. 세상에....
어린아이도 아니고 웃음도 나오고 걱정도 되어서 2호실에서 자고 있던 집사람을 깨워서 검사를 해보니 약간의 찰과상이라 다행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두 번째의 일인데 열 살쯤 되었을 때 맹장염 수술 후 서울 '백병원' 침대에서 떨어진 후 두 번째이다.
그때는 할머니께서 번쩍 안아 침대에 누여 주시던 손길이 엊그제 같은데.... 그래도 옆 지기가 있어서 살펴 주니 다행이다.
산행에서 사용하는 수건으로 머리 위에서 턱밑으로 싸매고 거울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다시 누었다. 한 손은 머리 윗부분에다 지압하며 잠을 청하려는데 잠시 후 2호실에서는 여보! '갠차너' '갠차너'소리가 들린다.
응 '갠차너'(괜찮아) 해가며 잠을 청해 보는데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잠이 들었다.
요즈음 시니어 아파트는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생활한다고 한다.
Oven도 사람이 안 보이면 저절로 작동을 멈추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치매 노인들을 위한 배려이란다.
다음날, 가만히 생각해보니 꿈에서 '쪽방촌'이라 말했던 것은 자기 전에 '왕초와 용가리'라는 쪽방촌 영화를 본 영향을 받았던 거라 생각된다.
꿈이란 깨어나서도 영향을 미치지만,
꿈속에서도 *별이 보일 정도로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행동으로 나타날 줄이야....
근데 이 꿈은 개꿈인가? 아닐 거야 더욱 살펴서 생활하라는 고마운 꿈이지
오늘 밤부터는 탁자를 멀리 치우고 숙면 돌입! 하하하.
뛰어다니는 꿈을 잘 꾸는데 아마도 꿈에서 망아지처럼 뛰다가 그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