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게 느껴집니다. 쉽게 생각도 되지만 어렵게도 다가옵니다.
지나온 경험과 지니고 있는 양심(良心)에 따라 살면 되겠지 싶어도 그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그래도 한가한 시간이 많으니 전보다는 천천히 생각할 시간이 많기에 마음만 다스리면 실수는 줄어들 수 있기에 다행입니다.
엊그제 아침에 일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서 생활하는 아들 녀석이 아침에 온다기에 집사람과 나는 각자 차를 타고 바트역에 아들 녀석 차를 두고 허둥지둥 산행지로 오는 길이었습니다.
주차장이 협소하여 바깥 거리에 세워 놓고 모이는 장소에 급히 와야 했습니다.
한 손에 '뻥' 과자 들고 다른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허둥대는데, 남루하게 입은 중년 여자분이 80전을 달라고 합니다.
충분히 도움을 줄 수가 있었는데 내 앞의 바쁜 일정과 귀찮은 생각이 들어 그냥 지나쳤습니다.
간혹 거리에서 구걸하는 이에게 젊어서 하지 않던 일 불의 도움을 줘오던 터라 마음에 걸립니다.
산행할 때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집에 와서는 나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 도움을 주지 못한 점이 후회되었습니다.
잠들기 전에는 그로 인해 조금 뒤치닥 거리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멋있게 나이 들어가는 것은 어렴풋이 구분은 할 수 있는데... 실천이 잘 안 되는 것은 아직도 욕심을 내려놓지 않아서일 듯합니다.
늙을수록 추한 것은 탐욕이라 하는데 하루하루 비워가는 생활이 어렵더라도 노력해 보아야겠습니다. 나 자신의 주위를 돌아봅니다.
혹시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추어지진 않았는지, 좋은 말도 두 번 하면 잔소리가 되는데 같은 말을 자주 하지는 않았는지,
나이가 들면 아픈 데가 생기는데 참아보는 인내심은 있었는지, 고집은 부리지 않는지, 젊은이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꼰대는 아니었는지...
그러고 보니 멋지게 나이가 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가 봅니다.
누가 일일이 길에서 동전을 세면서 주겠어요 1불짜리를 주고 가던길을 바쁘게 가지요,
무심님은 아주 아직도 순수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