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오프라인과 달리 외모, 복장, 제스처 등의 외적 요소가 모두 배제되고 단어와 문장으로만 모든 것이 표현되어 상대방(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더 쉽게 인격이 드러나는 것이리라.
오프라인에서 만난 실제의 모습과 온라인 상에서 글의 모습이 너무 많이 달라서 놀란 경험이 있다.
그런데 거칠고 포악한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되던 사람이 온순하고 부드러운 글을 써서 놀란 경험은 한번도 없다. 오히려 온순한 성격의 모습으로 기억된 사람이 쓴 거칠고 공격적인 글을 보고 놀란 경험이 있어서 당시의 생각을 나누어 본다.
그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글로 적은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일 것이라는 것이었다. 오프라인에서의 모습이 워넉 잘 포장되어서 왜곡 전달되었을 뿐 실제로는 글 속의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
그 다음에 든 생각은 평소에는 온화하지만 분노하거나 궁지에 몰리는 등의 상황이 닥치면 글 속에서의 모습으로 돌변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단지 오프라인에서는 지금까지 그런 상황이 발생한 적이 없어서 그 모습을 본 적이 없었을 뿐이구나. 나도 화가 났을 때의 내 모습이 생소할 때가 있으니까.
마지막에 든 생각은 그 사람이 많이 외롭고 힘든가 보다였다. 너무 힘들어 나를 좀 지켜봐 달라는 눈물 겨운 절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짠했다. 지독한 외로움과 소외감은 병이다. 이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 아픈 사람의 몸부림에는 비난보다는 괸심과 위로가 약일 것이다.
글은 인격이다. 우리는 글을 읽고 글쓴 이를 판단한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전에 자신의 심장을 몸 밖으로 꺼내는 심정으로 절제 또 절제해야 한다.
단지, 보태고 싶은 한가지는, 읽는 우리도 글 속에 숨겨진 행간을 놓치지 말고 혹시나 글쓴 이가 너무 많이 아픈 것은 아닐까하는 여지는 남겨두자는 것이다.
비난은 쉽지만 화해와 화목은 어렵고, 어쨋든 우리는 더불어 살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