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 경험이 여러분들께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공유합니다.
산행 잘 하고 돌아와 호도과자를 어디에 가져 다 주고 싶어서 한국마켓 옆 코코호도에 가서 9개 들은 봉지 10개를 사서 배달하려는 곳에 도착하여 차를 뒤로 세우는데 갑자지 빵빵 하는 소리가 들려서 쳐다 보니 어떤 차가 저를 보고 그러는 것이 었어요. 계속 빵빵하길래 무슨 일인가 하고 나가서 그 차쪽으로 걸어 가는데 그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이 창문을 내리고 제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렸습니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는데,
첫째, 호신용 스프레이는 정말 강력했습니다. 예전에 경험한 최루탄의 100배 정도 강력한 느낌요. 베어 스프레이를 백팩킹 갈 때 가지고 다닌 다는 말을 들었는데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게 좋겠어요. 곰 입장에서는 참 황당할 것 같습니다.
둘째, 눈을 뜰 수가 없고 강한 자극으로 움직이기 조차 힘들었는데 차 트렁크에 병물 한 박스가 있는 것이 기억이 나서 차 트렁크를 열고 병물을 꺼내어 다 눈에 부었습니다. 코스코에서 산거니 30병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이걸 다 부어 눈과 얼굴을 씻은 뒤에야 눈을 살짝 뜰 수 있었습니다. 비상시 사용할 수 있게 차에 병물을 꼭 싣고 꼭 다녀야 겠어요.
셋째, 차에 좀 앉아 있다 갈까 하다가 여전히 고통이 심해서 집에 얼른 가서 눈과 얼굴에 샤워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그나마 좀 나은 왼쪽 눈을 살짝 뜨고 운전을 해서 집에 왔습니다. 어찌보면 위험한 행동이었고 911을 불러서 병원에 가는게 더 나았을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꼭 그렇게 하세요. 저도 다음엔 그렇게 할게요. 아무튼 집이 그리 멀지 않아서 조심조심 집에 와서 한 시간을 물을 눈에 대고 부었나봐요. 처음엔 머리에 묻어 있던 스프레이가 얼굴로 흘러 내리며 엄청 따가웠어요.
정신을 좀 차리고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일이 생겨서 달라진게 있다면 (1) 호도과자 열봉지가 원하던 곳에 배달이 안 되었고, (2) 말로만 듣던 호신용 스프레이를 제대로 경험했으며, (3) 이정도로 마무리 되어 참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 하고 느낍니다. 미쳐서 총 안 쏘고 스프레이만 뿌리신 그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여러분들도 이런 일이 겪을 수 있으니 차에서 함부로 내리지 마시고, 죽지 않고 살아서 여러분들과 계속 산행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
총 대신 스프레이를 쏜 것이 그래도 다행입니다. ㅎㅎ
아무런 후유증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