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행복, 만찬이 어우러진 정기산행
내가 언제 마지막 정기산행을 하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팬데믹'으로 인해 기억력도 어눌해진 것이 아닐까. 금년초에 시작한 불편했던 몸의 컨디션도 회복되어 이제는 어느 정도 따라다닐 수 있게 되었다.
뜨거웠던 마지막 '리브모아' 산행에서 그냥님의 초청을 거절할 수 없어 화창한 날씨에 자주 가던 산행지 '산본'으로 향했다.
운치 있는 사거리를 지나 오르는 이곳은 산행 초입부터 기분이 좋다.
휘어진 길을 오르며 예전에 다니던 생각과 세월의 빠름이 오버랩되어 치사한(?) 나이를 던져버린다.
입구에서는, 오래된 시니어 패스를 찾아 보여주니 젊은 레인저의 웃음이 곁들인 엄지손가락 사인으로 무사통과!!
그러고 보니 나이 든 것도 쓸모있는 세상인데 욕심은 늘 나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주차장에는 익숙해 보이는 회원들의 아침 인사로 분주하다.
나도 동참하여 이리저리 다니면서 안부를 전하는데,
나에게는 못된 버릇이 있어서 등산화끈 매고 있는 분을 기다림 없이 악수를 청하는 실례를 종종 하게 된다.
나의 급한 반가움이라 해도 앞으로는 고쳐야겠다. 예전에 보면 어떤 분은 남의 새 차 뒤 범퍼에 발을 교대로 올려놓고 등산화 끈을 매는 행동도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한다. 타인의 차라면 삼가야 할 행동이다.
잠시 후, 둥그런 원을 그린 인원 점검에서 33인의 약속된 산행을 오르는 우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리더의 말씀이 오늘은 예정보다 짧은 5마일 정도라 하니 오랜만의 산행인 나에게는 수월할 듯 기분 만땅이다.
그러나 늘 쉽게 쉽게 이끌어가며 회원을 배려하는 '시에라 산악회' 리더들의 말을 믿을 수는 없지만 ㅎㅎ, 그 노고에 머리가 숙여진다.
손잡고 산행하는 다정한 부부는 아니라도 옆지기를 찾다 보니 멀찌감치 앞에서 걷고 있다.
늘 다니던 코스가 아닌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고 또 오른다. 다른 회원들의 수월히 오르는 모습을 보니 나도 왕년에는....
꼰대 생각이 스멀스멀 잦아든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이 없건마는" 이란 시조를 되뇌며 열심히 오른다.
얼마 후 뒤돌아보니 뒤 쳐진 2호실 아줌마가 보이질 않는다.
젠장!! 예전에는 나의 보호자 역활을 충실히 했었는데 세월의 흐름은 옆지기에게도 예사롭지 않은가 보다.
드디어 내리막길이 보인다. 힘들게 올랐던 산행길도 별거 아닌 듯하게 생각되며 산행의 맛에 중독이 되나 싶다.
산행 후, 그냥님 댁에 도착하기도 전에 갈비 굽는 냄새는 온 동내에 진동하며 시장함을 더해준다.
넉넉하고 정돈된 뒤뜰에서 많은 회원과 함께하는 만찬이 어우러지는 행복한 시간이다.
아침 일찍부터 도움을 주는 여러 회원님 덕분에 건강, 행복, 만찬이 어우러지는 고즈넉한 오후를 맞이하고 있다.
노래자랑 시간에 들어보는 여러 회원의 개성 있는 노래와 부부가 함께 춤추고 노래 부르는 모습이 흐뭇한 행복감으로 다가온다.
'시에라 산악회'의 좋은 추억의 장으로 엮어가는 아름다움이 늘 지속하기를 희망한다.
회장님의 특별한 좋은 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한 산행이 아쉬웠지만, KT님이 끓여 주시는 커피 맛이 특별했습니다.
그 외 만찬을 위해 준비하고 도움을 주신 한분 한분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거명하지 않겠습니다.
새로 회원이 되신 분들과도 함께 한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 건강, 행복, 만찬을 준비해 주신 그냥 님댁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모든 시에라 산악회 여러분!!
고맙습니다.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