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2016.07.03 20:32

    살면서 생각하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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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콩깍지

     

    냉각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성찰(省察) 시간을 갖게 됨으로써 상대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잠깐의 격한 감정으로 인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종종 돌아보게 된다.

    그런데 지금도 이해할 없는 특이한 손님의 이야기이다. 옛날이 되어버린 구멍가게 때의 일이다.

    주차시설이 빈약하여 고충(苦衷) 이루 말할 없었다.

    바쁜 코너에 는 가게는 대의 주차시설이 전부인 이니 바깥을 주시하게 된다.

    어느 비가 오는 초겨울 밤이다.

    가랑비는 내리고 장사는 안되고 닫는 시간은 지켜야 하니 유리창 넘어 간혹 오가는 차들의 불빛만 깜깜한 밤의 스산함을 더해 준다.

     

     

    잠깐 사이에 어느 녀석이 주차하고 사라진다. 얼른 나가서 보니 쏜살같이 건너 '이탈리안 스파게리식당'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다시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괜히 화가 치민다. 어느 놈이 장사도 안되는데 ...

    그때는 손님(?) 왕이라는 생각은 쪼금도 없고, 잠시 대문을 잠그고 건너 식당으로 들어갔다.

    아뿔싸! 사람은 다름 아닌 단골손님이었다. '투고' 시키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무슨 콩깍지가 씌워졌는지... 

    '미안하지만 옮겨!'  사람은 대꾸도 하고 요지부동인데 나는 화를 내며 빼란 말을 여러 하고 돌아왔다.

    가게 비운 시간은 십분 정도 되었는데 그동안 손님이 있었을 수도 있고 없었을 수도 있겠다

    다시 오픈하고 얼마후 친구는 주문한 보따리를 갖고 출발했다.

    낮이었다면 차의 색깔과 모양으로 차를 분별할 있었을 텐데  삼십 동안의 경솔함으로 단골손님을 잃게 되니 씁쓸한 기분이다.

     

     

    그날 와서 반주로 마시던 와인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잠에 곯아떨어졌다. 이야기를 집사람에게 해서 무엇하랴!

    혼자 속상한 것을 둘이서 하는 것도 어리석음이니 단지 " 청춘을 돌려다오"라는 주정(酒酊) 아닌 주정을 하고 꿈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다음 날은 일요일이다. 오직 이날만큼은 늦게 열고 오후 6시에 닫아서 가족회의와 하느님께 기도 드리며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이다.

    어제 일을 잊어버리려고 '덤바톤'다리 건너오는 길에 애써 휘파람도 불어 본다. 오픈 하자마자 눈에 익은 차로 손님이 들어온다.

    ! 분명 친구다. 밤에  ! 라고 소리 질렀던 왼수(?) 시간 만에 비싼 보드카 병을 카운터에 놓는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멋쩍은 일은 없었다. 얼른 표정 관리하며 굿 모닝! 이다. 친구도 굿모닝!

    떠나면서 서로가 '해브나이스 데이'유투~’ 외친다.

     

     

    보통사람으로는 도저히 있을 없는 일이 내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과연 내가 사람이라면 가게를 다시 찾을 수가 있겠는가?

    아마도 나의 '빅마우스' 인하여 가게 손님 떨어뜨리기에 일조(一助) 하였겠지 싶다.

    나는 이민 생활에 자식 둘과 함께 맡은 책임을 다하려고 잠시 어리석은 행동을 것이고 

    친구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분이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따듯한 손으로 잡아주는 사람이 있기에 사회가 발전할 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

    많이 남지 않은 나의 사회생활도 와 같이 사랑의 콩깍지가 씌어진 생활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날 밤도 과 함께 위하여!”를 외치며 어제의 일을 집사람에게 뒤늦게 이야기하였다. ㅎㅎ

     

     

    1970년대 후반 작가 엘리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ROOTS) 영화로 만들어져 미국 역사상 최고 시청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18세기 노예상인들에 팔려간 아프리카의 젊은 전사'쿤타 킨테' 그의 후손들의 가혹한 생존 이야기이며 후손들의 자유 투쟁사이다.

    또한, 작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가족사이며 노예제도에 대한 처절한 기록이다. 그는 소설로 인해 '플리처'상을 받았다.

     

     

    나는 가끔 이곳 생활이 어떠냐고 물어 오면 한국에서 현대판 '쿤타 퀸테'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

    젊은 날에 이곳에 와서 창살 없는 감옥에 이른 아침 출근해서 늦은 밤에 돌아오는 생활을 감히 '쿤타퀸테' 비유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간에서 자유로운지 년이 되어가고 풍족하지는 않지만 남과 비교하지 않는 생활 속에서 편히 지내고 있다.

    그에 더해서 '산악회' 인한 건강의 혜택을 받았고, 많은 벗을 사귈 있게 됨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바람이 있다면, 우리의 모임도 사랑의 콩깍지가 회원들로 가득했으면 하고 소원해 봅니다.

     

    • ?
      mc유 2016.07.03 21:31
      무심님 '욱'하실 때가 있으셨나 봅니다.
      저도 일하다보면 (돌이켜 보면 그러지 않아도 될 일인데) '욱'해서 주워담지 못할 말들을 쏟아내죠...
      다행히 상대방이 수궁하셔서 별일은 없었는데...

      산악회내에서도 남과의 비교를 하다보면, 불의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있는 그대로를 봐 주고, 이해해 주는 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잘 봐 주이소~!
    • ?
      musim 2016.07.03 22:17
      MC유님,
      예, 보통식당에 들어가면 한 시간쯤 있다 나오기 때문에 내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했었습니다.

      님은 산악회에서 오랜 기간 같이 하고 싶은 분입니다. THANKS.
    • ?
      아싸A 2016.07.03 22:00

      한국 드라마를 보지 않은지 여러해가 지났습니다.
      이유는 한번 보기 시작하면 집중해서 마지막까지 봐야 하기 때문에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거지요.

      그러나 "킨타 쿤테"의 이야기는 다시 보라고 해도 볼 마음이 있습니다.
      이유는 위에서 말씀하신 것 외에도 "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 내가 만들어진 과정들을 되집어볼 수 있을것 같기 때문입니다.

      "내"가 "남"과 다른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것과 "남"이 하고 싶은것도 달라야 하는것이 당연할것 같구요.
      그런데 인간들이 착각하는것은 "내"가 좋아하는것을 "남"들도 좋아한다고 착각할때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우리편을 만들고 내가 하는 방법대로 상대방도 나와 같이 하기를 기대 할때도 많지요.

      어쩌다 가끔은 일치 할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때는 상대방에게 "고마와" 해야지요.
      내 생각과 다르다고 화를 내기에 앞서서요.

      꽁깍지가 쒸우면 내가 좋아하는것을 숨기고 상대방이 좋아하는것에 마추어 줍니다.
      그리고 서로서로 자신의 귀중한 것보다 상대방이 좋아하거나 원하는것에 마추어 줍니다.
      그것의 대표적인 이야기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단편 소설이었지요.

      남편은 귀중한 시계을 팔아서 아내의 머리빗을 사고
      아내는 귀중한 머리를 잘라서 남편의 시계줄을 삽니다.

      "꽁깍지"는 나의 가치 보다는 상대방의 가치를 먼저 살피는 "묘한 약"입니다.
      일명 [사랑의 묘약]이라고 부르더라구요.

    • ?
      musim 2016.07.03 22:58
      아싸님,
      "쿤타킨테"의 영화가 나간 후에 미국에 사는 잡O님들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기의 뿌리를 찾자는 운동이었지요. 그 후 미국에서는 족보회사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제일 큰 회사(Ancestry)는 '유타'주에 있으며 큰 도시에도 많이 있지요. 한국에서야 족보가 오래전부터 활성화되었지만, 
      이곳은 워낙 잡ㅇ님들이 많으니 그 영화를 보고 자기의 조상에 관해서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내가 싫으면 남도 싫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면 흔히 말하는 보통 사람은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THANKS.
    • profile
      아지랑 2016.07.06 14:39

      1970 년대에 한국에서 Root 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어요.   그때 유명하다니까 영화를 본건 확실한데 하나도 기억이 안나네요.
      아뭏든 이 영화 때문에 조상을 찾아보는 미국사람들이 많아요.
      유타주 Salt Lake City 에 가면 조상들에 관한 많은 정보가 있다고 해요.
      뭐~ 지금은 우리와는 별로 상관없어 보이겠지만, 앞으로 이곳 미국에서 사는 우리 후손들에게는, 지금 우리의 존재(Root)가 중요하겠지요.
      이민 역사나 산악회의 역사도 마찬가지구요.

    • ?
      아싸A 2016.07.06 15:47
      전 어릴때 보았는데 지금도 스토리가 생각나요.
      어린맘에 잔인했던 장면은 몇번 탈출을 시도했던 "쿤타킨테"가 끝내는 잡혀서
      발가락을 도끼로 짤리고 나서야 탈출을 포기하고 가정을 이루지요.
      "마지막 모하간" 이라는 영화에서도 자신의 아이가 탄생하면서
      저항을 포기하는 인디언(네이티브 어메리칸)의 이야기가 마지막 장면이었지요...

      사추기가 되어가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가정에 안주하는 아빠들은 뭔가 하나는 희생이 있어야 할것 같은 생각도 살짝 듭니다 ^^.
    • ?
      musim 2016.07.06 17:08
      아지랑님,
      알렉스 헤일리도(1921-1992) 표절 시비에 휘말렸었다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뿌리의 내용 상당 부분이 다른 사람의 책을 표절한 것이고
      쿤타킨테 마을 사람들을 만났을 때에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하도록 각본을 짜고
      마을(감비아에 있는 Juffure) 사람들은 알렉스 헤일리가 시키는 대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지요.
       
      유명해진 사람들을 향한 질시의 표현이 아닐까도 생각하였지만,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소설 아프리카인(The African)의 저자에 의해 제기된 한 소송사건은 
      약 50만 달러에 해결되기도 했다니 모든 것이 사람의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명성과 부를 너무 많이 얻으려는 욕심 말입니다.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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