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낌
    2020.03.19 15:17

    산길에서의 말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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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길에서의 말 

     

         - 이상봉 / 철학박사 

     

    내가, 산엘 가는 것은,

     

    흙, 자갈, 바위, 수풀로 덮혀있는 산속을 걸으면서...

    나무도 보고, 

    구름도 보고,

    냇물도 건너 보고,

    바위 위로 기어 올라가서

    계곡을 내려다 보기 위함이지...

     

    그 무슨 거래(去來)나 

    그 무슨 대담(對談)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런데, 

    나와 함께, 산속을 걷게된 사람이, 

    나와 함께, 숲속을 걷게된 사람이, 

    자꾸만 말을 거네.

     

    말(言語)이라는 것-

    서로 간에 말을 주고 받아야만 된다!는 것-은,

    그 어떤 거래(去來)를 위한 것이 아니던가?

     

    산길을 걸으면서 까지,

    그러한 말을 주고 받기가 싫어서...

    일부러, 

    거리(距離)를 두고서 걷고 있는데도,

    내게로 닥아와서, 또다시, 말을 거네.

     

    도대체, 

    나하고, 

    그 무슨 거래를 할 것이 있다!고 그러는 것일까나?

     

    이 사람아!

    말은, 

    거래(去來)를 할 때에나 제대로 쓰기로 하고...

    지금은, 

    그냥, 말없이 걸어나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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