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전의 행복.'

 

일요일 아침이다.

'이즈리'가 늘 교회로 가는 것을 알기에 일주일 넘게 읽지 못한 신문 담은 봉투를 들고 일요일 ‘맥’ 다방으로 갔다.

토요일 이른 아침, 산행 전에 출근하는 '맥' 다방은 뒤통수가 개운하지 못할 것 같아서이다.

왜냐하면, 늘 붙어 다니는 '코리안'이 혹시 오늘따라 부부싸움이라도 하지 않았나? 하는 사실이 아닌 의심을 받기 싫기 때문이다.

그곳은 우리와 연배가 비슷한 수십 명의 중국분과 함께한 지 오래되었다.

더구나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특이한(?) 복장으로 나타나 서둘러 커피와 아침을 하고 떠나는 우리를 수년간 보아 왔으니

‘바늘에 실’이 가듯했던 모습이, 혹시라도 엉켜진 모습으로 보여지기 싫기 때문이다.

 

시니어 커피 한 잔과 치즈 비스켙을 주문하니 2불 48전이란다.

5불을 지불하며 내가 싫어하는 '페니'와 '니클'을 받을 생각 하니 아침부터 기분이 개운치 않다.

나는 이상하게 ‘페니’와 ‘니클’을 혐오한다. 페니는 아주 쓸모없는 가치로 전락한 주머니 속에 귀찮은 존재이고,

니클은 덩치만 크고 덩칫값도 못하는 녀석으로 비추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땡큐와 함께 점원은 2불 50전을 건넨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얼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나의 차로 가서 동전통을 뒤져 보았다. 

거기에는 '쿼러' 몇 개와 '페니' 세 개가 있기에 페니를 주워 돌아왔다.

주문한 것은 벌써 나왔고 점원은 잠시 의아했었나 보다. 나는 웃으며 2전을 깎아주어서 고마웠고 이자 붙여 3전이라고 건네주었다.

그 점원은 밝은 웃음을 띠며 '나이스 맨'이란다. 오늘은 나도 기분 좋고 그녀도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이 됨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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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래간만에 산행에서 '콜롬'을 만났다. 콜롬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벌써 4년이 흘렀다. 콜롬은 아시다시피 '아싸'님의 큰아들이다.

동생인 ‘비아’도 보고 싶지만, 지금쯤 한창 바쁘신 몸인가 보다. 세월의 흐름은 무엇보다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빠르게 흘러간다.

내 자식보다 남의 자식을 보면 세월이 성큼성큼 떠나온 것을 실감한다. 그때는 자주 두 녀셕과 함께 산행하던 시절이었다.

늘 동생을 돌보며 산행을 하던 녀석이 벌써 16세가 되었다. 원래 나이에 비해서 덩치도 좋았지만 든든한 맏아들로 집안의 기둥이다.

얼핏 봐서는 대학생인듯한 체격에 아직도 더 자랄 소지가 보이니 미국생활에 당당한 체격이라 더욱 좋다.

부모는 큰 키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녀가 큰 가정을 보면 참 좋다.

 

 

그 녀석을 보니 나의 아들, 딸 키웠던 시절에 잘했던 것도 생각나지만 잘못했던 것도 뉘우치게 된다.

잘못했던 것이라면 아들 녀석에게 우대권(?) 한 장을 더 얹어 주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변명하자면, 우리 세대 더 나아가 아버지, 할아버지세대의 영향으로 잘못된 관습이 나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뒤늦게 반성하며 딸이 집에서 회사 근처로 이사를 간 후부터는 한 푼도 받지 않고 더욱 사랑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들 녀석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아파트 얻어 생활하고 있으니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대권 한 장을 더 사용했으니 매달 용돈을 받고 있다.

만약에 결혼을 한다면 물론 한 푼도 받지 않겠는데 ‘짜아 ~식’이 결혼소식이 없으니...

 

 

다음은 오래전에 동창회사이트에 올렸던 글인데 한번은 읽고 쓰레기통에 버릴 만한 글이라 생각되어 올립니다.

 

'coupon 이야기.'

 

아빠,  메리크리스마스 !

아들 녀석이 올해에도 와인 한 박스를 내 책상 옆에 놓고 나간다.

몇 년 전부터 Father’s Day와 크리스마스 날에는 두 녀석으로부터 와인을 받아 오는 터라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이내 뒤에서 들리는 한숨 소리에 오늘은 영 기분이 편하지만은 않다.

엄마의 이야기는 40불짜리 쿠폰을 찾아서 아들에게 주려던 참에 벌써 사갖고 왔으니 약이 오른다는 이야기를 아들에게 해 댄다.

집사람의 이야기로는 그 가게에서 어느 금액 이상을 사면 40불이 절약되는데 원통하다는 말이고.,

아들 녀석은 "세일"하는 것을 싸게 샀다니 괜찮다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칭찬하여야지 어찌 돈 절약에만 신경을 쓰느냐고 집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하였다.

누구나 절약해서 생활하면 좋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격려를 해 줄 일이 아니겠는가.

자식이 부모에게도 남들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대하여 주는 것에 칭찬, 격려, 고마움을 느낄지언정 간섭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옛 분들은 자식에게 필요 이상으로 뒷바라지하고 남에게 해 준 것처럼 '공치사'는 하지 않았던가?

절약하는 것도 좋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자녀에게 넉넉한 생각으로 칭찬과 고맙다는 말을 하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