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2018.11.29 09:06

    가난한 노인들의 삶

    조회 수 60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가난한 노인들의 삶

    3주 동안의 고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왔다. 
    거리에서 마주하게 되는 많은 사람 중에 유독 눈길이 가는 노인들의 삶을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나 역시 나이가 들어서일 듯싶다. 
    예전과 달리 택시기사는 거의 60, 70대분이고 목적지 주소를 핸드폰에 입력시키는 것이 익숙지 않아 때로는 차를 멈춘 후에 하려니 
    손님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한국에도 '우보'(Uber)가 들어오게 되면 나이 들어 어렵사리 잡은 운전대를 놓을까 걱정이라고도 한다.
     
    지하철 근처에는 소일거리라 하면 다행이겠지만 푸성귀를 다듬어가며 온종일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 
    한쪽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를 쪄내고 군밤도 손님을 기다린다. 숙소를 떠나 걷는 길에서 가난에 내몰린 노인의 힘겨운 
    생활을 보며 지나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하루는 집사람과 큰 도로 길을 향하여 가고 있었는데 폐지를 잔뜩 실은 손수레에서 상자가 떨어져 허둥대는 허리 굽은 할머니를 보게 되었다. 
    그 많은 상자를 엉성하게 묶어서 끌고 가다 사달이 난 것이다. 우리는 주섬주섬 집어서 올려놓으려는데 처음부터 부실하게 쌓아 올린 곳에 
    끼워 넣기도 쉽지가 않다. 가느다란 고무줄로 엉성하게 둘러 매인 '노하우'를 짐작 못 하니 마음만 급해진다. 
    앞에서 들려오는 할머니의 핀잔을 들어가며 어렵사리 묶어 놓고 떠나려 할 때 도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으니 기분이 좋다. 

    손수레 뒤에는 뒤따르던 봉고 트럭이 멈추어 있었는데 오랜 시간을 기다려 주었다. 엉성한 도움을 마치고 가는 길에 '남양 유업'이라고 적힌 
    트럭의 창문이 열리며 운전기사가 큰 소리로 '고맙습니다'고 우리에게 전한다. 
    출근시간대에 일어난 일이며 그 운전기사도 바빴을 텐데 서투른 도움에 오랜 시간으로 답답했을 트럭 기사의 고맙다는 말이 
    오랫동안 귓전에 맴돌았다. 잊을 만하면 갑질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가운데서도  '을' 편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 생각하게 되는 기분 좋은 날이 되었다.

    • ?
      콜로 2018.12.09 09:06
      고국의 어렵고도 정겨운 풍경 이야기 훈훈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9 이야기 돌아온 아들과 함께 살기 2 musim 2019.03.15 73
    338 이야기 맑은 날의 산행 단상 4 musim 2019.03.16 63
    337 정보 We can do it. 5 나무꾼 2019.03.17 97
    336 감동 설경의 Yosemite를 찾아 8 file 콜로 2019.03.18 97
    335 이야기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어지니... musim 2019.03.20 62
    334 정보 요세미티 등반 다큐멘터리 Free Solo (El Capitan 등반) 2 미셀 2019.03.21 76
    333 정보 California Fire Permit 4 호담 2019.03.21 589
    332 정보 산악 다큐멘터리 Meru 1 미셀 2019.03.25 148
    331 정보 족저 근막염와 다리 쥐가 잘 나시는 분들에게 유용한 제품 2 file 미셀 2019.03.25 68
    330 이야기 비 오는 날에 와인 한 잔 2 musim 2019.03.26 56
    329 정보 허리통증 1 나무꾼 2019.03.28 65
    328 이야기 겸손과 프랜드쉽 1 musim 2019.04.02 71
    327 정보 뱃살이 고민이죠!! 2 나무꾼 2019.04.03 97
    326 웃기 어느 오월과 어머니 날 8 musim 2019.04.18 85
    325 이야기 맥다방과 홈리스 6 musim 2019.04.20 76
    324 감동 코치 코치 산지기님 3 호담 2019.04.23 107
    323 정보 백팩킹에서의 넘버2 5 아지랑 2019.05.05 98
    322 정보 발 관련 통증 관련한 정보 (족저 근막염, 무지외반증) 4 미셀 2019.05.14 70
    321 정보 2019 National Park Photo Contest 2 호담 2019.05.20 63
    320 알림 New Choir 여름공연 6 file 호담 2019.06.03 101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35 Next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