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느림보 생활
손님이란 자고로 다녀가는 사람을 말한다.
지구상에 사는 인류의 전체 수는 미국 인구 조사국에서 발표한 2017년 12월 말의 세계인구는 76억 명이다.
국가, 인종, 언어는 달라도 길어야 백년손님으로 살다가 한순간의 바람이 불면 떠나야 하는 인생이다.
그중에는 병으로 인해 또는 사고로 인해 젊은 나이에 갑자기 슬픔을 안겨 주고 떠나는 야속한 손님도 맞게 된다.
항상 곁에 있어 주는 손님이 될 수는 없지만, 갑자기 떠나보내야 하는 분이 있기에 마음속에 매몰찬 바람을 맞게 된다.
젊어서는 늙어 간다는 것을 생각지 못하는 어리석음이었고 나이든 지금은 죽음과 친숙해져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먹먹한 생각일 뿐
아픔과 죽음이 두려울 뿐이다. 단지 급환이 아닌 하루라도 가족과 눈 맞춤하며 몇 마디 나누다 저세상으로 가기를 소원한다.
돌아보면 본의 아니게 너무 급하게 살아왔음을 후회하며 적당한 게으름이 좋다는 것도 느껴진다. 젊을 때야 부지런함이 미덕이었고
먹고 사는 문제로 생활하려니 나 역시 행동은 빠르고 생각은 정확하게 몸과 마음을 움직여야 헸다.
이제는 집에서 소일하는 자유스러운 인생길이다. 엊그제는 차고에 있는 '나사못' 통을 들고나와 뒤집어 놓고 어렵사리 찾았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쭈그리고 움직였더니 목덜미가 따듯하다. 예전 같으면 통에 집어넣어 원위치에 놓았을 텐데...
그냥 집안으로 들어와서 일을 마치고 한숨 자고 저녁에 나가서 뒷정리를 하였다.
2분 정도면 할 수 있는 것을 일부러 느림보 생활을 해 보니 그것도 괜찮은 생각으로 여겨진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적당히 쉬엄쉬엄 느림보 생활을 만끽할 기간이다.
차분하고, 사려 깊은 넉넉한 마음으로 남은 삶 보내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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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님을 회상하며…
바쁜 일정을 마치시고 금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서로 마주 잡은 두 손의 따듯한 감촉이 지금도 여운처럼 남아 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다온님의 뒷정리와 많은 설거지를 하시는 중에 물 한 통 길으러 갔었습니다.
어디선가 쏜살같이 나타나시어 물통을 번쩍 낚아채 가는 님을 생각하면서 고마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