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Tamalpais 산행
아마도 두 주전에 다녀왔던 '보데가 베이' 조개 잡기 산행 시간에 맞추려 허둥대었던 기억으로 인해 일찍 잠에서 깨었다.
토요산행을 떠나기 전에 들르게 되는 맥다방으로 출발이다. 아직은 차가운 공기를 접하기 좋은 시간이라 창문을 내리고 휘파람 불며 도착했다. 몇 발짝 옮기자 Hey! do you have change? 란 소리가 들린다. 20대로 보이는 친구의 음성이다. 그냥 매장 안으로 들어와서 지갑을 여니 20불짜리가 있기에 바꾸어 1불을 주었다. 그런데 내 마음 한구석에는 오늘 좋은 일 했으니 오늘의 산행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욕심이 들어 있다. 매번 그런 습관에 젖어 있는 나는 그래도 보통 사람이라고 자위하며 지내곤 한다. '시니어' 커피와 '큰 아침'을 시켜서 나누어 먹고 등교길 늦을까 서둘러 나섰다. 아이폰의 첫걸음은 알기에 조심히 목적지를 톡톡 적어 놓고 얼마 동안은 귀는 열고 입은 닫고 안내양의 지시대로 고속도로를 달린다. 지난번보다 한 시간이 짧기에 느긋한 산행길의 여유로움과 잠시 후 정상 고도에 들어섰다는 안내양(?) 말씀에 당분간 '이즈리'의 입도 무장해제 하고 맘껏 떠들어도 오케이다. 그런데 오늘은 예전에 다니던 길이 아니고 자꾸만 꼬불꼬불한 산으로 올려보낸다. 간혹 사고로 인해 지름길로 안내하는 것은 알지만 은근히 걱정될 무렵 잠시 후 Mt.Tamalpais 사인을 보니 다행이다.
드디어 파킹장에 다다르니 베어 회장님과 오랜만에 기다리던 장군님을 제외한 막내 Mc유 가족을 반갑게 맞았다. 논두렁님 가족도 아들과 함께한 토요 식구 산행의 일원이 되었다. 잠시 후 kt님과 명랑하고 씩씩한 막내 '가리'의 만남도 오랜만이었다.
간단한 점호 후 출발~~!
이곳이 다섯 번째인 오늘 산행은 특이하게 계단이 많아서 나에게는 천국의 계단(?)이 있는 곳으로 기억이 되며 오늘도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적마다 과연 내가 어느 위치에 있을지를 곱씹어 보게 된다. 우거진 나지막한 숲속을 따라 계단을 오르면 초록색 이끼가 덮인 큰 나뭇가지 사이로 해안가를 끼고
운무가 자욱하게 흐트러진 바다가 보인다. 바다는 그 건너 고국의 그리움을 더해 주며 간간이 슬픔도 느끼게 해 주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어느덧 쉬어가는 시간에 여러 곳에서 가방이 열리며 생각지 못한 간식이 나온다. 예전 Mc유와 함께 한 산행에서 들려 보낸 어머니의 손길에서 정성껏
마련한 찐 달걀과 과일로 아침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
자주 만나기 어려운 산과 바다와 운무가 곁들어진 산행을 줄지어 오르면서 자란 환경과 생각, 나이가 다른 분과 함께하는 산행이
"한국인의 겸손과 미국인의 프랜드쉽" 속에서 날로 번창하기를 소망한다.
늘 뒤풀이를 생각하여 베풀어 주시는 베어 회장님, 뵙고 싶었던 Mc유 어머니,
반갑게 만난 밭두렁님과 아드님, 오랜만의 반가운 모습의 Kt님과 막내 가리, 오래전 소주 맛을 생각나게 하는 두꺼비님,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민들레님과 함께 한 모든 토요식구에게 고맙습니다.
무심님의 자상한 후기를 읽으니 마치 제가 가 본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늘 좋은 말씀과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