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회원과 10일간의 여행
젊을 때는 바쁜 생활로 인해 여행이라 할 수 없는 낯선 곳에서 하룻밤 지내고 오는 것이 전부였다.
나이가 들어가니 다리에 힘이 있을 때 여행을 하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맞는 말이고 시간도 있게 되니 여기저기에서
여행담을 이야기하면 호기심과 부러움으로 귀에 담아본다. 그저 하는 일 없이 매주 토요일에 한 번 산행을 다니는 것으로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산악회 회원 열 분이 의기투합하여 자칭 '드림팀'을 꾸려 자동차로 가는 여행길에 집사람과 함께하게 되었다.
짧은 시일에 5개 주를 지나치며 여러 곳을 돌아보았는데 와이오밍주 옐로스톤의 간헐천에서 시간마다 내뿜는 수증기의 경관,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의 4명 대통령의 거대한 얼굴상, 아직도 조각 중인 크레이지 호스, 인디언 Chief Joseph의 항복 연설문,
유타 주의 솔트레익 시티에서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템플스쾌어 빌딩과 2만 천명을 수용할 수가 있는 몰몬교의 콘퍼런스 센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솔트레익 시티에서의 느낌은 잘 정돈된 도시, 사람들의 편안한 표정과 친절함은 몰몬교인이 많이 사는 유타주를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교회 앞 가로등에 붙어있는 사인은 내 생각과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PLEASE DON'T SUPPORT PANHANDLING' (KNOW WHERE IT GOES) 밑에는 그 대신에 가장 큰 도움이 필요한 기관을 도와 달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동안 가끔 일 불이라도 건네주면 마음이 편했을 뿐이었고 모여진 돈으로 무엇을 하든지 관여할 사항은 아니라 생각했고
아직도 혼란스럽다.
열흘간의 여행은 내가 사는 미국의 역사를 며칠 동안이라도 관심을 두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고, 한편으로는 즐거운 여행길이 된
겸손하고 프렌드십이 충만한 드림팀의 회원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가치관과 살아온 환경, 생각이 다른 열 명이 함께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짧지 않은 여정에서 서로의 겸손한 마음에
더욱 돈독한 친구가 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흔히 단체나 모임에서의 불협화음이 종종 들리기는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번 여행에 같이하지 못한 산악회 회원분은 물론 모든 한인 단체에서도 '겸손과 프랜드쉽'이 함께하는 한인들의 모임이 되기를 기원한다.
P.S 이번 여행길에서 행복을 나누었던 모든 분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