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건강
살아가면서 누구나 건강에 자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아픔에서 자유스러운 사람도 없다.
젊었을 때는 그리 걱정을 안 해도 아픔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이 되는데 나이가 들수록 회복하기도 힘들어진다.
아프면 약을 먹으며 생활하는 것이 순리라 해도 의기소침하게 되며 더욱이 주위에 아픈 분들을 보기도 하고 소식도 듣게 되면
우울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나이 들어갈수록 아픔과 공존 해야 한다는 것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나만은 예외가 될 수 있으면 하고 바라는 욕심은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자의 발버둥인지도 모른다.
며칠 전에는 올해로 104살이 되는 호주의 과학자가 안락사를 금지하는 자국 법을 피해 스위스에서 자신의 뜻대로 의료진의 도움으로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생물학자인 '데이비드 구달' 박사는 대체로 건강한 편이었지만, 단지 더는 삶을 지속하고 싶지 않았는데,
기회가 생겨 신경안정제 주사를 맞고 긴 삶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그는 평소 계획한 대로 가족들과 이별 인사까지 차분하게 마무리했다.
인터뷰 와중에도 죽음을 앞둔 사람답지 않게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한 구달 박사는 마지막 순간엔 베토벤 교향곡을 듣겠다고 말했다.
보통사람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선택으로 즐겁게 저세상으로 간 구달 박사에게 경의를 표한다.
박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주도적으로 자기 삶의 마지막을 설계해 왔다고 한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가끔 옛 성현님들의 좋은 말씀과 행동을 생각해 보며 마음의 평온을 가지려고 한다
체력은 이럭저럭 나잇값만큼 불편하니 다행이고, 그저 아픔을 주신다면 받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두렵고 혼란스러운
마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다행히 치매기는 없어서 그것만이라도 하느님께 고맙습니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