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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08 23:10

    일요일 아침의 HAPPE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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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아침의 HAPPENING

    금년도 4월의 초순이 지나려고 한다. 
    세월이 빠른지, 늦은지 분간할 수 없는 생활에 일요일의 출근만은 정확히 머리에 입력되어 있어서 5시 30분에 부엉이 눈이 되어 일어났다. 이제는 거의 습관이 아니라 달콤한 중독이 되어버린 '맥'다방으로 출근이다. 집사람과 주말에만 오게 되는 아들 녀석 중 한 사람이 간간이 내뿜는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주섬주섬 보따리를 채운다. 그 안에는 보통 읽지 못한 일주일 분량의 OO 일보와 간단히 읽을거리를 갖고 가는 상쾌한 아침이다. 남들은 일요일 아침까지도 못다 이룬 꿈을 꾸는 시간이겠지만 나에게는 뒤늦게 찾아온 소박한 취미 생활의 큰 부분이 되었다. 주차하고 보니 주위에 내가 첫 손님인 듯 아무도 없다. 설마 오픈했겠지 하고 "NOW HIRING" 이란 노란 딱지가 유리창에 덕지덕지 붙은 매장을 들어서려는데 드라이브 웨이 창문이 열리며 7시에 오픈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자동으로 오케이 하며 차로 돌아왔다. 

    이곳 생활에 무르게 익어버린 나는 잠시 한국에서의 시간관념이 떠 오르며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 옛날에는 누구를 만난다는 것은 30분의 지각은 통상 이해해 주는 수준이었고 사귀는 애인을 기다릴 때는 한 시간도 훌쩍 넘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재수 없게 님이 보이지 않는 날은 떠나기 전에 다방 출입문 벽에 붙어있는 메모판에 간단한 글을 써서 붙여 놓았는데 서로 눈에 잘 띄는 자리에 곱게 접어 붙이는 요령이 필요했다. 대개의 내용은 대동소이해서 
    다음 목적지를 적어 놓기도 하고 혹은 살짝 분노에 찬 글도 적어 놓게 된다. 그 시절에는 통신 수단이 없어서 가정집에 전화가 설치된 집도 별로 없으니 
    다음의 약속을 잡으려면 집으로 찾아가야 하고 아니면 편지를 통해야 하지만 빨라도 일주일 만에 소식을 들을 수가 있었다. 

    60년대 중반의 이야기라서 지금 젊은 세대는 상상도 못 할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추억이 있다는 것이 내게는 뿌듯하기도 하다. 아이폰을 꺼내 시간을 보니 한 5분가량 남았다. 아! 이럴 때는 쓸데없는 이메일이나 쓰레기통에 넣으려고 열어 보니 많은 분량이 쌓여있다. 이틀 치를 지웠을 때 정다운 한국어를 보았다. 어!~~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안녕하세요. OO 일보 OOO 기자입니다.

    OO 일보에 '여성의 창' 칼럼이 있는데 새 필진으로 초대하려고 합니다.

    4월말부터 3개월간(총 13회), 매주 1회 원고를 보내주셔야 합니다.


    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알려주십시오.

    그러면 자세한 안내문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O-----------------------

    생각해 보지도 못한 뜻밖의 제안에 잠시 생각하다가 다음과 같이 답장을 보냈다.

    OOO 기자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저는 '여성의 창' 에 참여하기는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을 게재해 주시고, 관심을 두셔서 고맙습니다.

    기자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방무심 드림.


     PS. 오늘은 종종 웃음이 나는 것이 '여성의 창' 에 비추어 진 내 이름 탓인지도 모르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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