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2018.02.08 07:06

    '매트리스' 리사이클링

    조회 수 50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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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리스' 리사이클링


    십 년 넘게 잠을 포근히 재워 주던 '매트리스'도 나이가 드니 기력을 다했는지 가냘픈 초로의 나이든 몸무게도 버거웠다.

    언제부터인가 찌뿌등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게 되니 분명 새로운 것으로 장만할 때가 되었나 보다.

    겉은 멀쩡해도 속으로 골병이 든 것이 분명한데 하룻밤 잠자리를 가벼이 여기며 차일피일 미루다가 큰 결단을 내려 구매하였다.

    온라인으로 본 사진에서 적당한 녀석을 선택해서 배달하는 날이 왔다. FedEx 차에서 내려 들려 오는데 큰 직사각형의 상자가 들어온다.

    아뿔싸! 분명 널찍한 매트리스가 와야 하는데 이게 도체 무언가!

    딜리버리맨에게 확인하니 분명 매트리스라 해서 상자를 오픈하니 안에서 빽빽이 말려있는 스펀지 같은 것이 튀어나온다.

    그동안 세상이 변한 것을 몰라서였는지...  요즈음은 스펀지로도 훌륭한 잠자리를 만드는가 보다.

    조심조심 뜯어서 침대에 올려놓고 누어 보니 생각보다 편안하다.

    하지만, 전에 것은 그 안에 동그란 용수철도 몇십 개 넣고 솜 뭉치로 채워서 화려한 꽃무늬로 마감질 했기에 이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고급스럽다. 

    이제는 밋밋한 하얀 스펀지에 누워 자고 겉은 멀쩡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 녀석을 버릴 생각을 하니 기분이 씁쓸하다.

    한동안 버릴 녀석과 새것을 번갈아 쳐다보며 보잘것없는 모양의 스펀지의 침대를 생각하니 그때나 지금이나 가격은 비슷하게 준 것 같은데 

    뒷맛이 개운치 않다.

    쓰레기 회사에 연락해서 버릴까 하다가 혹시나 누가 리사이클링하거나 아니면 업사이클링을 할 수도 있겠기에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려놓았다. 

    다행히 한 시간도 안 돼서 여기저기서 가져가겠다고 전화가 온다.

    다음날 약속 시간에 떠나보내는 날이다. 아무리 말 못 하는 무생물이지만 십 년 넘게 너와 함께 꿈을 꾸며 생활했던 것이 고맙다. 

    그대로 다른 사람의 침대로 사용하게 될지 아니면 업사이클링해서 새로 태어날지는 모르겠다. 부디 아늑하고 포근한 잠자리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란다.

    헤이! 그동안 고마웠어!. 바이~~


    • profile
      자연 2018.02.08 10:03
      몇년전에 한국에서 사온 예쁜 긴벼갯입이 두개가 그냥 무용지물로 있었답니다.
      거기에 맞는 속벼개 싸이즈를 못찿아서 버리기는 아깝고 몇년을 그냥 접어 창고에 놓아두었지요,
      몇개월전에 딸내미가 소위 말하는 신형 스폰치로된 푹신한 메트리스를 새걸로 바꾸면서
      헌것은 버릴려고 창고에 몇조각으로 잘라서 버렸더군요
      그것을 깨끗이 빨아서 긴 벼갯입에 맞추어서 두겹으로 집어넣어 사용을 하니 머리도 폭신하고 좋더라구요
      너무 편해서 작은 벼갯입에도 사용을 하니 나이롱 솜으로 한것보다  푹꺼지질 않고 푸근하고 좋더라구요
      이런 제질로 된 벼개가 시중에선 무지 비싸더라구요 전문용어로 이름이 뭣인지 잘 모르겠구요 
      야튼 내가 편하면 되겠지요!


      무심님! 글을 보노라면 아기자기 공감이 가는 꾸미지 않은 인간적인 내용이 너무좋아요
      건강하세요!
    • profile
      산. 2018.02.08 19:29
      좋은 아이디어 입니다.
      앞으로는 침대 매트리스 바꿀때 이방법도 사용하면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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