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있기에 좋은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세월이 흐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제일 중요함은 무엇인지, 지나간 시간을 반추하며 앞날의 가족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때로는 소리 없이 나빠지는 건강으로 인해 무력해지는 감정을 어떻게 추슬러야 하는지도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산행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들어주는 시에라 산악회 회원과 함께하기에 많은 위안을 얻습니다.
가파른 산속의 레드우드 키다리 나무 사이로 간간이 떨어지는 햇살 밥을 먹으며 함께 한 산행이었습니다.
때로는 바위틈에서 콸콸거리며 쏟아져 내리는 개천을 건널 때의 짜릿하게 느껴오는 발가락과 가슴의 시러움!
널 푸른 산등성이 고갯마루에 앉아 숨을 돌리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던 세월이 어느덧 십 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나무는 무수한 가지가 뻗어 있어도 서로가 찌르지 않습니다. 다만 나뭇가지에 많은 잎을 피워 가며 푸르름을 함께 할 뿐입니다.
나무같이 사랑을 머금은 푸르름이 가득한 '시에라 산악회'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올 한 해도 많은 호의를 베풀어 주심에 고맙습니다.
PS. 바쁘지 않으신 분, 요즈음 한국영화 '채비'를 권합니다.
다만 나뭇가지에 많은 잎을 피워 가며 푸르름을 함께 할 뿐입니다."
이런 문구는 액자에 담아 두어도 아깝지 않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무심님.